기형도 시인은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안개'가 당선되면서 등단하였습니다. 구체적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과거 체험과 추상적 관념들을 독특하게 표현하는 시를 썼습니다. 한국 현대시사에서 독보적인 감성을 지닌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 '엄마 걱정'과 '질투는 나의 힘' 두 작품을 해설하고 , 시가 전하는 메시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1. 기형도의 삶
기형도 시인은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외로움과 상실의 감정을 깊이 겪었습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엄마 걱정'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사랑을 추억하며, 힘들었던 유년의 기억을 동시에 담아낸 작품입니다. 감각적 표현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우한 유년 시절로 인해 형성된 그의 시적 경향이 형성되었습니다.
기형도의 시는 단순한 감정의 표현을 넘어서, 사회적 현실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1980년대 사회 현실을 담아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많은 가정에서 어머니들은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시인은 자신의 반성하는 시를 많이 썼습니다. '질투는 나의 힘'은 그런 작품 중 하나입니다. 질투는 자신의 삶을 타인의 삶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감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질투는 자신의 삶이 타인과의 경쟁만을 생각하고 정작 자기 자신은 돌아보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회환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 시 '엄마 걱정'
이 시는 화자의 어린 시절 가운데 엄마를 기다리던 어느 하루를 형상화했습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외로움과 아픔을 그린 작품입니다. 1연은 과거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데, 그 속에는 '나'와 어머니가 등장합니다. 어머니는 시장에 나가 열무를 팔면서 힘들게 생계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화자인 '나'는 외롭게 빈 방을 지키며 시장에 간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화자의 외롭고 절박한 처지는 '찬밥'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2연은 과거를 차가운 느낌의 '윗목'으로 부르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화자는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기다리는 엄마는 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시각적 이미지, 청각적 이미지에 부정어 '안'을 붙여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화자가 원하는 상황, 즉 엄마가 오시는 '엄마의 발소리'가 들리는 상황을 일시에 부정하여 화자의 외로움을 더욱 부각하고 있습니다.
이 시의 시상의 흐름은 유년 시절, 즉 과거의 이야기에서 현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는 어머니에 관한 것과 화자에 관한 것이 있습니다. 이 두 이야기는 결국 현재의 화자의 생각으로 귀결이 되는데, 그것은 그 시절에 대한 평가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길게 이어지던 시상의 흐름은 마지막 구절인 '내 유년의 윗목'에 집약되고 있습니다.
3. 시 '질투는 나의 힘'
이 시는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의 시점을 가정하여 현재의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화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화자는 미래의 자신이 현재의 자신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적 상황을 설정하여 자신의 현재의 삶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자신의 행위를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운 것으로 평가하며 스스로 질책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화자는 '사랑을 찾아' 헤매며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열정적으로 살아왔지만 질투만을 일삼았으며, 정작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8행의 '저녁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에서 '청춘'은 무리적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추상적 관념입니다. 그런데 화자는 '청춘'을 세워 둘 수 있는 물리적 대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을 '추상적 관념의 구체화'라고 말합니다.
'질투는 나의 힘'은 역설적 표현입니다. '힘'은 일반적으로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긍정적 요소가 됩니다. 그러나 이 시에서 '질투'는 화자 자신을 탄식에 빠뜨리는 요소인데 이를 두고 힘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비록 부정적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지만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어 온 요소라는 측면에서 '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는 가정법입니다. 화자는 현재의 위치에서 미래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정법의 사용은 현재에 대한 객관적인 거리를 확보하는 효과를 주어 화자의 고백이 지니는 진정성을 부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