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시인은 함북 경성 출생으로 초기에는 꿈과 관념, 허무의 세계를 노래하였고, 후기에는 인생, 자연, 문명에 관한 이야기를 노래했습니다. 본 글에서 살펴볼 작품 '성북동 비둘기, 저녁에, 마음' 세 작품은 그의 후기 시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인간성의 중시, 자연 훼손에 대한 안타까움, 문명 발달로 인한 부정적인 면들에 대해서 노래한 작품입니다. 본 글에서는 이 세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성북동 비둘기」
이 시는 사랑과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문명과 도시 개발에 의한 자연 파괴로 보금자리를 상실한 채 쫓기는 신세로 전략해 버린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성북동 산에까지 문명이 침투하면서 본래 그곳에 살던 비둘기는 보금자리를 잃고 떠돌이 신세가 됩니다. 결국 비둘기는 가는 곳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들에 쫓기며 사랑과 평화가 있던 옛날을 그리워합니다.
화자는 '비둘기'가 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면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들이 있는지 말하고 있습니다. '비둘기'라는 제재를 통해 산업화, 도시화로 인한 부정적인 면들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둘기'가 상징하는 의미는 다음 세 가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파괴된 자연, 둘째, 개발에서 배제되고 도시에서 밀려나는 변두리의 소외된 계층, 셋째, 순수한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이와 같이 '비둘기'는 이 시에서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문명의 발달로 인해 점점 소외되어 가는 대상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시는 선명한 감각적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을 통해 대상이나 대상이 처한 상황이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의인화를 통한 우의적인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성북동 산에서 쫓겨나고 예전의 보금자리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비둘기를 마치 사람처럼 표현한 의인화를 통해 변두리 소외계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2. 「저녁에」
이 시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내면적 성찰을 통하여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에 도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내재율을 기본으로 하는 자유시로 ㅉ랍은 시행과 '밤과 별'의 이미지를 통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1연에서는 저녁 밤하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과 화자인 '나'가 서로 만나 교감을 나누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멸 중에서 별 하나와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인 '나'가 서로를 응시하는 존재로 대응되고 있습니다. 2연에서는 어둠 속에서 빛나다가 새벽이 되면서 사라지는 별의 모습과 세월이 흐름에 따라 홀로 쓸쓸하게 죽어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이 대조적으로 제시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별'과 '나'의 관계가 지속될 수 없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3연에서는 화자는 친밀한 사이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둘의 관계가 정답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이런 정다움이 있는 한 둘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여기서 '별'과 '나'의 관계는 '타자'와 '자아'의 관계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모든 좋은 인연은 언제 어디서든지 다른 존재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제공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각박한 현실 속에서 삶을 지탱해 주는 위안을 지시합니다. '별'에 투영된 현대인의 모습은 어둠 속에서 홀로 빛나다가 밝음이 오면 사라집니다. 이는 온갖 어둠을 헤치며 살아가는 인간의 소외된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3. 「마음」 – 현실의 모순과 인간의 무기력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그름이 지나도 그림자 지는 곳'으로 시작하는 시 '마음'은 평화로운 마음을 갖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을 노래한 것입니다. 즉 인간 내면의 평화로움과 순수함을 추구하는 것 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물질적인 욕망과 세속적인 삶과 같은 외부의 요소로 인해 흔들리는 마음도 알 수 있습니다. 시인은 은유적 표현과 상징을 통해 마음의 심리 상태를 구체적으로 표현합니다.
이 시는 전체 4연으로 되어 있으며 각 연마다 마음의 상태가 어떠한지 보여줍니다. 1연에서는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잔잔한 물결에 비유합니다. 2연에서는 외부 자극이 나타납니다. 마음의 평온을 위협하는 것들입니다.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들입니다. 3연에서는 다시 외로운 밤이 찾아오고 말없이 고요해진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밤은 세속적 갈등에서 벗어난 정신적 고요을 상징합니다. 4연에서는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라고 표현함으로써 고요한 마음을 지키고자 하는 화자의 소망을 드러냅니다. 꿈을 덮는 행위는 물욕과 번잡한 생각을 버리고 순수한 마음을 지키려는 태도를 나타냅니다. 여기서 백조는 마음의 이상적 상태로, 깨끗하고 맑은 마음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시 '마음'은 시적 언어의 조화와 세련된 은유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현대인들의 세속적인 욕망 앞에서 마음이 어지러운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마음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순수한 마음을 갖기 바라는 시임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