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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시의 따뜻한 시선(귀뚜라미, 산속에서, 오 분간)

by sunnymoney1 2025.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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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시인의 시와 관련된 사진

나희덕 시인은 모성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녀의 시는 인간 존재와 자연,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습니다. 시인은 대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 안고 생명의 원리를 추구하는 서정적인 작품을 주로 창작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녀의 대표적인 시인 귀뚜라미, 산속에서, 오 분간을 중심으로 나희덕 시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1. 귀뚜라미 - 따뜻한 울림

시 '귀뚜라미'는 1994년 출간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큰 소리로 다른 작고 나약한 소리를 압도하며 놓은 곳으로만 향하는 '매미 소리'와 낮고 어두운 곳에서 서러움을 토하는 '내 울음(귀뚜라미의 울음)'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화자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자신의 울음이 타인에게 전달되어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습니다. 특히 3연에서 가을이 되면 자신의 울음이 '노래일 수 있을까'라고 묻습니다. 이것은 그날이 오기까지 자신의 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다짐과 의지를 표명한 것입니다.

이 시에서는 청각과 관련된 시어가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소리'는 매미의 울음과 함께 제시되어 '높은 곳'과의 연관성을 보이면서 다른 작고 나약한 소리를 억압합니다. 이 '소리'는 타인과의 소통과 공감에 무관심합니다. 이에 반해 '울음'은 낮은 곳에서 진심을 말하지만 아직 누구에게 전달되거나 타인의 공감을 사기에는 부족한 상태입니다. '울음'의 주체는 귀뚜라미로 타인을 감동시키고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는 '노래'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에서 '귀뚜라미'를 의인화하여 화자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소재와 계절의 대조를 통해 주제 의식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2. 산속에서: 따뜻한 불빛

시 '산속에서'는 화자가 늦은 밤에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었던 경험으로부터 얻게 된 깨달음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삶의 자세에 대해 성찰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늦은 밤에 길을 잃은 산속에서 막막함 두려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화자는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을 보게 됩니다. 그 불빛은 화자에게 따뜻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리고 화자는 이 불빛에서 계속 길을 갈 수 있는 큰 힘과 용기를 얻습니다. 화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렵고 힘든 우리의 인생에서도 빛을 밝혀 주는 존재로 인하여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동시에 세상사에 길을 잃어버린 누군가에게 따뜻한 불빛이 되어 줄 수 있는 삶의 자세와 태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1연과 2연의 내용은 '길을 잃어 보지 않은 사람은 불빛의 따뜻함과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를 모르리라'로 불 수 있습니다. 3연과 4연도 '산속에서 밤을 맞아 본 사람은 작은 지붕들이 얼마나 튼 힘으로 어깨를 감싸 주는지', '먼 곳의 불빛이 나그네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 주는지를 알리라'와 같이 유사한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1~2연에서는 강한 부정을 통해 긍정의 의미를 강조하고, 3~4연에서는 단순한 반복을 피해 작품 전체의 단조로움을 피라고 독자에게 참신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1연과 4연, 2연과 3연의 대응 구조를 통해 작품의 형식적 안정감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도치법을 활용한 단조로움의 탈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치법이란 정서의 환기와 변화감을 끌어내기 위하여 문장의 어순을 바꾸어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시인이 이 시에서 도치법을 사용하여 독자에게 낯선 느낌을 주어 시구의 의미에 더욱 집중하도록 하고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3. 오 분간: 모성의 따뜻함

이 '오 분간'은 아카시아 꽃그늘 아래에서 아이를 기다리며 떠올린 '기다림'에 대한 생각을 섬세한 시각으로 그려 낸 작품입니다. 화자는 아카시아 꽃이 하얗게 흩날리는 그늘 밑에서 여섯 살배기 아이를 태우고 올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짧은 시간을 '오 분간'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청년이 걸어올 것 같다'등과 같이 자신과 아이의 미래에 대한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그러다 아이를 태운 버스가 보이자 꽃그늘에서 벗어납니다. 아리를 기다리며 생각에 잠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상적 경험입니다. 이와 같은 일상적 체험을 섬세한 시각으로 노래하는 것이 나희덕 시인 작품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나희덕 시인은 모성에 기반을 둔 작품이 많습니다. 세상을 따뜻하고 친근한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이 많습니다. 특히 모성을 통해 일상의 다양한 장면 평범한 경험들을 정직하게 그려 내고 있습니다. 모성에 바탕을 둔 상상력에는 생명을 품어 내는 따뜻한 시각과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한 서정성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단순히 자기희생적 모성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생명에 대한 모성으로 승화되고, 이러한 모성을 통해 자아로서의 존재 의식을 확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알아본 나희덕의 시인의 시 '귀뚜라미, 산속에서, 오 분간'은 모두 자연과 사물, 인간에 대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특히 모성을 기반으로 한 따뜻함은 이를 읽는 독자에게 깊을 울림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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