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은 조용히 자연을 느끼고 싶을 때 가기 좋은 장소입니다. 부산과 대구 사이에 있어 너무 멀지 않아 부담 없고, 복잡하고 바빴던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 한 번쯤 가서 휴일을 보내기에 좋은 곳이죠.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다녀온 밀양의 대표적인 관광지 세 곳을 소개하려 합니다. 사실 처음엔 유명한 관광지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하나같이 인상 깊었고,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들이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 숨 고르며 여유를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다녀오시실 추천드립니다.
영남루 – 오래된 정자에서 느끼는 고요함
밀양 시내를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영남루’라는 고풍스러운 정자와 마주하게 됩니다. 처음 봤을 땐 그냥 오래된 누각인가 싶었지만, 그 안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나무 기둥 하나하나에 세월이 묻어 있고, 누각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강 풍경은 진짜 감탄이 나올 정도였죠. 이곳은 예전부터 유명한 정자였다고 해요. 조선시대에는 선비들이 모여 시도 짓고 풍류를 즐기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그런 배경 때문인지 지금도 뭔가 단정하고 품격 있는 느낌이 있어요. 누각 위에 앉아 있으면 자연스럽게 말수가 줄어들고, 멍하니 강을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조용히 사색을 즐기기에 딱 좋은 장소였습니다. 사계절 모두 다른 매력이 있다는 말도 들었어요. 제가 갔을 땐 봄이었는데, 벚꽃이 막 피어나기 시작해서 정자 주변이 핑크빛으로 물들고 있었죠. 사람들도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었고, 근처에 있는 밀양강 둔치도 걷기 좋아서 한참을 돌아다녔어요. 특히 해질 무렵에 영남루에 다시 올라서 봤던 강물과 노을의 조합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무언가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조용함이 더 좋았어요.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편했고, 무엇보다 그 공간이 주는 분위기 자체가 편안해서 좋았던 기억입니다. 한두 시간쯤 여유 있게 머물면서 강가 산책도 하고, 벤치에 앉아 책도 읽는 시간, 요즘엔 오히려 이런 여행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곳의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니다. 일 년 내내 휴일 없이 운영합니다. 입장료 또한 무료여서 부담 없이 방문가능합니다.
얼음골 – 여름에도 시원한 자연 속 피서지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얼음골’입니다. 이름이 참 신기하죠? 여름에도 얼음이 생긴다는 말이 처음엔 믿기지 않았는데, 직접 가보고 나니까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알겠더라고요. 실제로 한여름에도 바위 틈 사이에서 찬 기운이 올라오고, 물이 얼음처럼 차가워요. 그날따라 햇빛이 강했는데도 그 안에 들어가니까 에어컨보다 더 시원했습니다. 얼음골은 천황산 자락 아래 깊은 골짜기에 있어요. 입구에서부터 숲길이 이어지는데, 나무 그늘 덕분에 걷는 내내 덥지 않았고, 새 소리랑 물소리가 어우러져서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어요. 저는 운동화 신고 가볍게 다녀왔는데, 길이 잘 정비돼 있어서 아이들이랑 같이 와도 부담 없겠다 싶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게 단순히 자연의 신비함만 느끼는 곳이 아니라는 거였어요. 주변엔 작은 상점들도 있고, 지역 특산물도 팔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죠. 직접 만든 꿀이나 산나물도 팔고 있었는데, 구입한 도토리묵 가루는 집에 와서 해 먹어 보니 진짜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얼음골 케이블카도 타봤어요. 천황산을 올라가는 케이블카인데, 풍경이 정말 압권이에요. 특히 정상 부근에 다다를수록 발아래 펼쳐지는 계곡과 숲이 그림처럼 보여서, 사진을 안 찍고는 못 배기겠더라고요. 케이블카에서 내려서는 잠깐 산책로도 걸어봤는데,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는 그 짧은 시간이 꽤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피서지가 아니라, 도시에서 지쳤던 몸과 마음을 식혀주는 진짜 쉼터 같았어요.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사계절 다 각자의 매력이 있을 것 같아서, 다음엔 가을쯤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일 년 내내 휴일 없이 운영되며, 이용시간은 일몰 후부터 18시까지입니다.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얼음골 케이브카 왕복 이용료는 성인 16,000원입니다.
표충사 – 자연 속에서 마주한 고요한 사찰
마지막으로 들렀던 곳은 ‘표충사’라는 사찰이에요. 천황산 중턱쯤에 자리 잡고 있어서, 가는 길 자체가 아주 운치 있었어요. 조용한 숲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는 내내 나무 냄새가 코끝에 맴돌고, 간간이 들리는 물소리와 새소리가 너무 좋았죠. 무거운 생각들을 내려놓고, 그냥 걷는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에요. 표충사는 규모가 엄청 크진 않지만, 그 속에 담긴 분위기는 굉장히 깊었어요. 조용하고 단정한 절 마당, 오래된 기왓장, 그리고 담벼락 너머로 보이는 산 풍경이 다 어우러져서, 마치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사명대사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곳이 단순한 절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려 했던 스님의 정신이 깃든 곳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오더라고요. 절 안에는 사명대사 동상도 있고, 표충비 같은 역사적 유물도 있어요. 조용히 둘러보면서 잠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죠. 어떤 여행지는 그냥 예쁘고 끝나는 반면, 여긴 돌아서면서 생각이 좀 깊어지는 느낌이었어요. 꼭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곳의 분위기 자체가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입구 근처에 있는 작은 찻집이 너무 좋았어요. 직접 우린 전통차를 파는데, 나무 테이블에 앉아서 따뜻한 유자차를 마시며 창밖의 숲을 바라보던 그 시간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이런 소소한 힐링의 순간이 주는 감동은 오래가잖아요. 표충사는 그 자체가 자연과 하나 되어 있는 느낌이었어요.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아서 더 좋았고, 천천히 둘러보기에 정말 좋은 곳이었죠. 요즘처럼 마음이 분주할 땐, 이런 장소에서 잠깐 멈추는 게 참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밀양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이곳을 택한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이곳은 연중 상시 개방하여 방문객의 이용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토바이와 자전거는 출입을 금지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