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白石, 1912~1996)은 한국 현대 문학사에서 모더니즘과 향토성을 모두 시에 녹여낸 독특한 시풍을 가지고 있는 시인입니다. 그의 시에는 1930~1940년대 정주지방의 토속적인 정서와 향토색 짙은 구어체적 표현, 향토성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그려낸 모습들이 있습니다. 백석의 작품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한국적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과, 인간의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백석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여승, 흰 바람벽이 있어,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등이 있습니다. 그의 시에서는 평안도 정주 방언과 소재에서의 향토적 요소가 두드러지며, 이러한 특성은 독자들에게 한국적 정서를 깊이 느끼게 합니다. 또한, 백석의 시어는 이미지의 사용, 섬세한 표현, 열거식 나열 등을 사용하여 시적 형상화를 잘 살려냈습니다.
1. 백석은 누구인가?
본명 백기행( 1912~1996 ) 평안북도 정주 출생입니다. 사진 기사 생활을 했던 아버지 백영옥은 그렇게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으나, 오산고보의 설립을 위한 학교 건축 기금을 마련하는 데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백석은 1924년 오산소학교를 졸업하고 오산학교(오산고등보통학교) 에 입학했습니다. 재학 중일 때 조만식, 홍명희가 교장으로 부임한 적이 있고, 6년 선배인 김소월을 동경하면서 시인의 꿈을 키웠습니다. 백석은 일본 아오야마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다가 1924년 귀국해 조선일보사에 입사하여 첫 작품인 <정주성>을 발표하며 등단했습니다. 이후 백석은 영생 여자 고등 보통학교와 세관에서 근무하며 작품활동을 이어 왔습니다. 1929년 오산고보를 졸업한 후, 1930년 조선일보에 단편소설 <그 모와 아들>이 당선되었습니다. 1934년 일본학교 졸업 후 귀국하여 조선일보사에 입사하면서 서울생활을 시작하였고, 그 후 많은 작품들을 발표하였습니다.
백석은 소월과 만해, 지용이 다져놓은 현대시의 기틀 위에서 새로운 시의 문법을 세움으로써 한국 시의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한 시인입니다. 가족을 사랑했고, 이웃을 사랑했고, 민족을 사랑했고, 아주 작은 것이라도 생명을 지닌 것들은 모두 사랑한 시인입니다. 백석 시에는 자신이 사랑한 것들에 대한 나열과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백석의 시는 언어적인 측면에서도 교육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그의 작품은 표준어 중심의 현대 문학과는 다른 방언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학생들이 다양한 언어적 표현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에서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과 같은 구절을 통해 강한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하며, 방언이 시적 운율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 시적 형상화 방법
백석의 시는 국어 교육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첫째, 백석 시에 나타난 시의 형상화 방법과 관련하여 문학적 기법, 표현 방법 등을 수업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시적 표현의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흰 바람벽이 있어에서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라는 구절을 통해 희망과 기다림의 정서를 표현하는데, 이러한 표현은 학생들에게 문학적 감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둘째, 백석 시의 이미지와 상징을 분석하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문학적 해석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승에서는 ‘중이 되어 절에 들어가 버릴까’ 라는 표현을 통해 고독과 단절의 심리를 형상화합니다. 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문학이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예술적 표현임을 배우게 됩니다.
셋째, 창작 활동과 연계하여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백석의 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연과 동물을 소재로 학생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담은 시를 써보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 창작 능력을 향상시키고, 감성적인 글쓰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시는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데도 유용합니다. 백석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환경을 함께 공부하면, 문학이 단순한 글이 아니라 한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백석 작품 평가
백석에 대한 당대 평가는 지금의 평가와는 약간 차이를 보입니다. 당대 백석은 오장환, 서정주 등과 같은 이북 출신으로 이들과 동일 선상에 놓였지만, 평가는 다소 낮게 받았습니다. 그 이유로는 백석 특유의 형식적 특성 때문입니다. 명사어의 긴 나열로 인하여 형식이 정교하지 못하다, 내용이 없다 등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또한 교훈이나 섬세한 감정이 거의 들어 있지 않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어느 시대나 그렇듯 당대 보수적인 시단 분위기는 백석의 독창적이고 새로운 시적 형태가 정교하지 못하고, 난잡하다고 느껴졌을 겁니다. 그러나 현대에는 백석시와 같은 산문시는 더 이상 그런 저평가를 받지 않습니다.
이제 백석 시는 일제감정기의 우리 민족의 삶의 고달픔과 쓸쓸함을 산문체의 시로 향토적, 토속적 어휘를 사용하여 품위 있게 창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은 아름다운 언어로 가장 서정적으로 표현한 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백석의 시는 단순한 문학 작품을 넘어, 교육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높은 자료이다. 그의 시를 통해 학생들은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배우고, 문학적 감수성을 키우며, 창작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익힐 수 있다. 또한, 역사적 배경과 언어적 특성을 함께 공부함으로써, 문학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점에서 백석 시는 문학 교육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