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빈: 홀리데이』는 한 남자의 어색하고 엉뚱한 프랑스 여행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는 엉뚱한 행동을 보이는 주인공 미스터 빈이 프랑스 남부로 떠나는 과정을 보여 준다. 그 과정에서 그의 실수와 좌충우돌 사건을 통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언어가 다른 점, 각 나라의 문화의 차이, 그리고 여러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이 사건들을 겪는 미스터 빈은 특유의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대사 없이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영화는 빈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이 예기치 않게 펼쳐지고 엉뚱한 대응은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거부감 없는 내용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미스터 빈의 특유의 엉뚱한 행동과 프랑스의 풍경이 어우러지면서 유럽의 모습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고, 보는 내내 미소 짓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슬랩스틱 코미디 장르와 스티브 벤델락 감독
『미스터 빈: 홀리데이』는 코미디 장르 중에서도 슬랩스틱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슬랩스틱 코미디란 대사나 복잡한 상황보다는 주로 몸짓, 과장된 행동,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전통적인 코미디 방식이다. 이 영화 또한 몸짓, 행동으로 대사 없이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미스터 빈의 몸개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히 현대의 블랙코미디가 블랙 유머, 사회적 풍자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여화는 고전적인 방식인 슬랩스틱 코미디이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와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주는 미스터 빈의 모습은 전 세계 어느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는 장르이다. 우리와 다른 언어,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펼치는 이야기지만, 사람이 겪는 실수와 해프닝 앞에서 관객은 자연스레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영화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웃음을 선사한다. 자극적인 설정이나 과도한 갈등 요소 없이, 오직 미스터 빈이라는 한 인물의 엉뚱한 행동이나 몸짓 표현으로 이야기 전체가 이어진다. 미스터 빈이 겪는 일들 속에는 어리둥절함, 실수, 억울함, 고집, 순수함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어서 더 깊은 공감과 웃음을 준다. 슬랩스틱이라는 장르 안에서 인간적인 따뜻함까지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매우 성공적인 예로 남았다.
『미스터 빈: 홀리데이』의 감독은 영국 출신의 스티브 벤델락이다. 그는 여러 TV 코미디 시리즈를 연출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유머에 대한 생각이 깊었다. 그동안 쌓아온 코미디 장르에 애한 생각을 이번 영화에 반영했다. 미스터 빈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영화적 형식에 맞게 잘 연출하고 감독하면서도, 원작의 느낌을 훼손하지 않는 균형을 보여줬다. 벤델락 감독은 과장된 장면 속에서도 미스터 빈의 행동이 현실과 맞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미스터 빈이 실수하고, 당황하고, 다시 웃게 되는 일련의 상황들은 그 안에 소외된 사람, 이상한 사람, 느린 사람도 세상을 경험할 권리가 있다는 따뜻한 시선을 담아냈다. 영화의 전개는 미스터 빈의 여정이라는 단순하고 직선적이다. 그러나 각 장면마다 코미디의 장르 특유의 리듬감이 살아 있었고, 이는 코미디 시리즈를 연출했던 감독의 능력 덕분이었다.
배우 로완 앳킨슨과 엉뚱한 이야기(스토리)
미스터 빈이라는 캐릭터는 오직 로완 앳킨슨만이 완성할 수 있는 존재였다. 주인공 미스터 빈은 말수가 적고 사회성과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는 사람을 웃게 만드는 힘이 있다. 로완 앳킨슨은 이미 90년대부터 이 캐릭터를 연기해왔고, 『미스터 빈: 홀리데이』에서는 그 특유의 연기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그의 눈썹 움직임, 입꼬리의 떨림, 손끝의 제스처까지 모두가 계획된 연기였다. 특히 영화에서는 대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모든 감정을 표정과 몸짓으로 전달하는 매우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이를 로완 앳킨슨은 완벽히 해냈다. 그의 연기는 과장되면서도 어딘가 진지했고, 바보 같으면서도 순수했다. 그런 양면적인 그의 모습이 영화에서 웃음을 주면서도 감동을 주는 이유이다. 로완 앳킨슨 외에도 맥스 발라바, 윌렘 드포 등의 배우들이 등장했다. 특히 윌렘 드포는 유명 영화 감독 캐릭터로 나와, 영화 속 영화 형식을 패러디하며 또 다른 유머를 선사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미스터 빈의 존재감을 압도할 수는 없었다. 결국 이 영화는 로완 앳킨슨을 위한, 로완 앳킨슨에 의한, 로완 앳킨슨의 무대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미스터 빈이 런던에서 열린 복권 행사에 참여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우연히 복권에 당첨되었다. 복권의 상품은 프랑스 남부 칸으로 향하는 여행권과 비디오 카메라이다. 그래서 빈은 카메라를 들고 프랑스로 향한다. 그 순간부터 모든 해프닝이 시작된다. 기차를 놓치고, 짐을 잃고, 뜻하지 않게 어린 소년 스테판과 동행하게 되며 여행은 점점 꼬여간다. 그가 프랑스 남부로 향하는 과정에서 근 엉뚱한 행동으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들을 도와주며 작은 인연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빈은 프랑스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 그래서 몸으로 모든 의사소통을 해 나간다. 이 모습은 관객에게 유쾌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안겨줬다. 이야기는 칸 영화제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며, 그곳에서 펼쳐지는 패러디와 해프닝은 또 다른 웃음 포인트를 만든다.
유머의 리듬을 살린 편집과 경쾌한 사운드의 음악
이 영화는 슬랩스틱이라는 장르 특성상, 편집이 웃음 포인트를 유발한다.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서 코미디 특유의 웃음 포인트가 사라지기도 한다. 그만큼 편의 타이밍은 매우 중요하다. 『미스터 빈: 홀리데이』의 편집은 이러한 포인트를 확실히 잡아서 웃음 포인트를 살렸다. 긴박한 사건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장면 전환은 빠르지 않았지만, 느리거나 지루하지도 않았다. 중간중간 반복되는 동작과 행동들은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컷 분할도 깔끔했다. 편집자는 각 장면이 주는 웃음 포인트를 극대화하기 위해 장면을 과감히 끊거나 길게 가져갔다. 예컨대 미스터 빈이 댄스를 추는 장면, 자동차에 타려다 실패하는 장면, 전화를 걸다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맞는 장면 등은 모두 편집이 탁월했기 때문에 폭소를 자아낼 수 있었다.
특히 로완 앳킨슨의 움직임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는 카메라 각도, 타이밍 조절, 장면 전환은 경험이 풍부한 감독이기에 가능했던 연출이었다. 벤델락은 웃음의 중심에 사람의 감정을 놓음으로써, 단순한 웃음을 넘어선 여운을 남기게 했다.
『미스터 빈: 홀리데이』의 배경은 프랑스 남부다. 따라서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도 밝고 경쾌하며, 유럽 특유의 감성을 담고 있다. 클래식한 오르간 연주, 잔잔한 기타 선율, 그리고 코믹한 타악기 효과음은 미스터 빈의 행동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특히 말 없는 장면에서 음악은 감정을 대신 전달했다. 슬픔, 기쁨, 당황, 놀라움 등은 음악이 먼저 이끌었고, 미스터 빈의 행동이 그 뒤를 따랐다. 영화 후반부 칸 영화제 장면에서는 영화 음악 자체가 또 다른 캐릭터처럼 활약했으며, 분위기를 환하게 밝혀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