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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의 '자기 성찰'(자화상, 서시, 참회록)

by sunnymoney1 2025.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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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와 관련된 사진

윤동주는 한국 현대시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그는 19편의 시를 묶은 자선 시집을 발간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가 자실로 3부를 남긴 것이 후에 햇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의 작품 중 ‘자화상’, ‘서시’, ‘참회록’에는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세 작품에 나타난 윤동주의 '자기 성찰' 의식을 분석하겠습니다. 

1. 자화상

이 시는 화자가 우물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모든 문장을 '-ㅂ니다'로 끝내는 평이한 구어체를 하용하여 산문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시에서 우물은 화자 자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거울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데, 이 우물에는 화자의 모습만이 아니라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있'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우물에 비친 '사나이'는 우물에 비친 화자 자신이라고 볼 수 있는데, 화자는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우물을 벗어나고자 합니다. 화자의 이러한 부끄러움은 암담한 시대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식민지 지식인의 고뇌로 볼 수 있습니다. 

화자가 우물을 통해 달과 구름, 하늘을 반복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자연의 조화로운 질서를 지상에 옮겨 놓고 싶은 욕망의 다른 표현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자신이 속극적인 자세로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깨닫고 자기혐오에 빠집니다. 그래서 '미워져 돌아가고',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을 '가엾게' 여기며 되돌아오는 연민과 미움의 이중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성찰의 과정에는 자기에 대한 마움과 연민이 필연적으로 동반되기 마련입니다. 이는 부끄러움과 거의 같은 자리에 있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형식면에서 평이한 구어체를 하용하여 산문적으로 진술하고, 시상 전개에 따라 화자의 김리가 분명한 변화를 보이며 자아 성찰과 자신에 대한 애증을 노래했습니다. 

2. 서시

이 시는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두에 붙은 작품으로, '서시'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시집 전체의 내용을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2연 9행으로 이루어진 이 시는 시간의 이동(과거-현재-미래)에 따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부분은 순결한 도덕적 삶을 살고자 했던 화자의 의지와 고뇌를 과거의 시점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부분은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한없는 연민과 사랑을 나타내면서 미래의 삶에 대한 화자의 결의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어두운 밤하늘과 별, 그리고 바람 간의 관계를 통해서 화자가 처한 상황을 보여 주면서 도덕적 순결성에 대한 화자의 의지를 시적으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화자는 암울한 시대 상활에서도 양심을 지키며 현실에 타협하지 않는 삶, 즉 부끄러움이 없는 순결한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즉 현실에 괴로워하면서도 '별'과 같이 이상적인 삶, 도덕적으로 순결한 삶을 살기를 소망하며 민족을 위해 고난과 시련의 삶을 피하지 않고 꿋꿋하게 헤쳐 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화자는 어두운 시대에 도덕적 순결성과 양심을 지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형식면에서 시간의 이동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며, 이미지를 대립시켜 시적 상황을 제시하여 순수한 삶에 대한 간절한 소망의지를 성찰을 통해 노래했습니다.

3. 참회록

이 시에는 어려운 시대를 살았던 시인의 삶에 대한 자세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이 시의 1~3연은 화자가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자신의 삶을 차례로 참회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1연에서는 망국민으로서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과거 역사 속의 삶을 차례로 참회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2연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기쁨도 없이 무기력하고 괴롭게 살아온 자신의 삶 전체를 참회하고 있습니다. 3연에서는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참회를 다시 참회합니다. 이어 4연에서는 화자가 앞서 행한 참회의 과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치열한 자기 성찰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5연에서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의 자세로 잘못된 현실과 맞서는 삶을 선택한 사람이 필연적으로 맞게 될 미래의 비극적 모습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결코 비관적 체념이 아닌, 시대적 양심의 실천을 바탕으로 한 보다 철저한 자기 성찰의 자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거울'은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자기 성찰'의 상징적 의미를 지닙니다. 여기서 '구리거울'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내려온 역사적 유물로서의 거울로, 화자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봄으로써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아의 성찰에서 범위를 확장하여 역사와 민족에 대한 성찰로까지 나아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지식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정신적 고통을 섬세한 서정과 투명한 시심으로 노래한 시인입니다. 그의 시의 특성은 고요한 내면세계에 대한 응시를 순결한 정신성과 준열한 삶의 결의로 발전시켰습니다. 그의 시가 추구하는 핵심적인 문제는 개인적 성찰에서 역사와 민족의 현실에 대한 성찰로 인식이 확대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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