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는 이별을 다룬 전통적인 한국 시가로, 그 안에는 깊은 감정의 흐름과 해석이 담겨 있습니다. 이 시는 이별을 경험한 화자의 정서를 풀어내며,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통해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본 글에서는 '가시리'의 시구 풀이와 이별의 감정을 담은 의미를 분석하고, 후렴구를 중심으로 한 이별의 정한을 알아보겠습니다.
'가시리'의 시구 풀이
'가시리'는 고전 문학의 전통을 따르는 시가로, 기-승-전-결 4연으로 되어있습니다. 1연은 뜻밖의 이별에 대한 안타까움과 하소연으로 제발 가지 말라는 애원의 심리가 드러납니다. 2연에서는 '날러는 엇디 살라 하고'라는 시구를 통해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과 화자의 슬픔이 고조되는 부분으로, 임을 보내고 싶지 않은 화자의 심정이 드러나 있습니다. 3연에서는 '서운하면 아니 올세라'라는 표현으로 떠나는 임을 붙잡으면 마음이 토라져서 돌아오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화자의 모습이 나타나 있습니다. 또한 임을 보내는 서러움을 절제하는 모습도 드러나 있습니다. 4연에서는 '가시는 듯 다시 오소서'라는 시구를 통해 임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임을 기다리는 시간이 최소화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언제까지나 임을 기다리겠다는 간절한 기다림의 정서가 드러나 있습니다. 시구에서 '가시리'는 떠나는 이의 마음을 고백하는 형식으로, 반복되는 '가시리'는 애틋한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구는 단순한 이별의 고백을 넘어, 떠나가는 이와 남은 이의 갈등과 혼란을 담고 있습니다. '가시리'라는 표현은 '가다'의 고어인 '가시다'에서 유래된 말로, 이별의 아픔을 더욱 강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시리'의 이별의 情恨
'가시리'에서 이별의 정한은 단순한 아쉬움이나 서운함을 넘어서, 상대방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한(恨)으로 발전합니다. 이별을 맞이한 사람은 그만큼 상대방에게 묶여 있었고, 그 감정을 끊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움과 미련이 얽혀들며, '가시리'는 그런 감정의 골이 깊어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화자가 임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지만, 임을 붙잡으며 매달리지 않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저 임이 돌아오기만을 소망하며 이별의 슬픔을 참아 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화자의 슬프고도 애절한 마음과 슬프지만 겉으로 슬픔을 나타내지 않는 태도가 잘 형상화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우리민족의 보편적인 정성인 이별의 정한을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러한 이별의 정한은 한국 문학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으며, 그 내용은 작품별로 조금씩 상이합니다. 그 대표적으로 '서경별곡'도 이별을 대하는 여성화자의 정서를 노래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가시리'의 화자가 이별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체념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서경별곡'의 화자는 떠나는 임을 따라가겠다고 하고, 사공을 원망하는 등 이별의 상황을 거부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의 후렴구와 반복되는 구절들은 이 정한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슴속에서 떨쳐낼 수 없는 미련이, '가시리'라는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이는 당시 사람들의 이별을 표현하는 가장 전형적인 방식으로, 그들만의 애절함을 담고 있습니다.
'가시리' 후렴구와 이별의 의미
이 작품에서 '위 증즐가 태평성대'라는 후렴구가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구절에서 '위'는 감탄사, '증즐가'는 악기 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로 악률을 맞추기 위한 여음구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여음구는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리듬감을 느낄 수 있게 하며 시에 통일성을 부여합니다. 또한 형태적 안정감을 주며, 연을 나누는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이별의 노래임에도 분기와 맞이 않는 후렴구가 사용된 것은 이 작품이 궁중 속악으로 채택되어 국왕 앞에서 불리면서 태평성대의 즐거움을 노래한 것이기 때문에 이질적인 내용이 첨가되었습니다. 이러한 후렴구는 의미상으로는 의미를 전환시키며, 다양하게 전개된 시상을 통합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려시대의 많은 시가들이 후렴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후렴구는 작품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것도 있으나, '가시리'처럼 노래가 불리는 과정에서 개편되어 내용과 무관한 것이 사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의미가 시의 내용과의 관련성 유무와 관련 없이 후렴구는 형식과 내용면에서 시를 더욱 살려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을 생각하면서 시를 낭송한다면 더 의미를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