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의 소설 눈길은 집안의 몰락으로 인한 피해 의식으로 어머니를 외면하던 '나'가 자신에 대한 어머니의 절절한 사랑을 깨닫고 어머니와 화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 작품을 수업하는 시간에 학생들에게 꼭 설명해야 할 줄거리, 이미지와 구성, 상징적 의미 등을 분석하겠습니다.
1. '눈길'의 줄거리
고향 집에 왔다가 내일 아침에 올라가겠다고 하는 '나'의 결정에 어머니는 아쉬워하지만 금방 체념을 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형의 주벽으로 집이 몰락한 뒤 어머니와 '나'는 서로에게 부모 노릇, 자식 노릇을 못 한 채 살아왔고 그러기에 '나'는 어머니에게 진 빚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집을 고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고 '나'는 이를 외면합니다. '나'의 태도에 불만을 가진 아내는 어머니에게 옛집과 관련된 과거의 이야기를 이끌어 냅니다. 어머니는 '나'와 함께 새벽 눈길을 걸었던 아픔 기억을 말씀하십니다. 어머니는 그날 새벽 아들을 떠나보내고 눈길을 돌아오면서 아들과 함께 걸어갔던 눈길에 남겨진 발자국을 보며 한도 없는 눈물을 뿌리며 아들의 앞길이 잘 되길 빌면서 도아왔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옛집에서 어머니와 마지막 밤을 보냈던 날을 떠올립니다. '나'는 어머니가 아내에게 '나'가 떠난 뒤 홀로 눈길을 되돌아오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되고,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을 깨달은 '나'는 죄책감에 눈물을 흘립니다.
2. '눈길'의 이미지와 구성
우회적인 표현 : 어머니는 자신의 소망을 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아들이 부담을 느낄까 봐 '집집마다 도단 아니면 기와를 얹는단다'처럼 돌려서 표현합니다.
대조적 이미지 : 눈길과 발자국은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을 상징합니다. 치자나무와 여름 버섯은 아들의 불편한 심리와 고향에 대한 거리감을 나타냅니다.
역순행적 구성 : 이 작품은 '나'가 급작스럽게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하는 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후 '나'가 그러한 말을 하는 원인이 된 어젯밤 어머니와의 대화가 제시되고 다시 오늘로 돌아와 아내와 어머니의 대화가 전개되는데, 이 대화의 내용은 과거 어머니와 '나'의 사연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 상징적 의미
눈길의 상징적 의미 : '나'와 어머니 과거의 기억 속에 교차되며 회상되고 있는 '눈길'은 이 작품의 내용에서 핵심 소재입니다. 아직 깜깜한 새벽길, 급히 서울로 돌아가는 자식이 안쓰러워 그 자식과 함께 나선 눈길, 그러나 자식이 상경하고 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발자국을 벗 삼아 돌아서는 눈길은, 몰락한 집안의 어머니가 겪어온 인고의 삶을 의미합니다. 또한 눈길을 되짚어 오면서 어머니가 보여준 자식의 앞날에 대한 축복과 기원의 메시지는 눈길이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드러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옷궤의 상징적 의미 : 어머니에게 '옷궤'는 옛집의 상징이며, 아들과의 만남의 상관물이고, 과거의 아름답던 기억을 환기시키는 매개물입니다. 이런 점에서 어머니의 옷궤에 대한 집착은 아들에게는 한 맺힌 집착이라고 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는 '빚 문서'처럼 보이는 불쾌한 물건입니다. 또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연상의 매개체입니다. 반면 아내에게 옷궤는 시어머니와 남편 사이의 비밀을 캘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사물입니다. 아내는 남편과 어머니의 과거를 이해하고, 나아가 둘 사이의 화해의 방법을 찾기 위해 옷궤와 관련된 사연을 알고 싶어 합니다.
이청준의 눈길은 '나'가 고향에 내려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반성을 하게 되는 귀향소설로,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깨달은 '나'가 회환의 눈물을 흘림으로써 갈등이 해소됩니다. 또한 '옷궤', '눈길' 등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 소재를 활용하여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수업할 때에는 이러한 점을 분석, 설명하고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