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의 시 「거산호Ⅱ」는 단순히 자연을 배경으로 한 시가 아니라, 현대인의 정신적 갈증을 해소하고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문학적 지침서입니다. 시인은 '산'이라는 자연물을 매개로 속세의 혼란과 변덕에 대한 대조적 인식을 형성하며, 산의 고요함과 겸허함, 그리고 영속성을 통해 진정한 인간다움과 삶의 지혜를 모색합니다. 본문에서는 이 시의 핵심 어휘들과 상징 체계, 그리고 현대적 적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총 세 가지의 주제를 다루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김관식 시인이 지닌 자연친화적 철학과, 그가 전하는 정서적 메시지를 보다 깊이 있게 탐구해 봅니다.
속세와 자연의 대비
김관식의 시 「거산호Ⅱ」는 제목부터 시인의 인생관이 담긴 작품입니다. '거산호(居山好)'는 문자 그대로 '산에 사는 것이 좋다'는 뜻이며, 이는 단순한 자연 예찬을 넘어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내포합니다. 시의 도입부에서 시인은 북창을 열어라는 구절을 통해 산을 향해 열린 창문을 묘사합니다. 이 구절은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행위가 아니라, 세속을 등지고 자연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식적 선택을 암시합니다. '장거릴 등지고'라는 표현은 도시적이고 번잡한 세상, 즉 세속을 상징하며, 그 반대편에 위치한 '산'은 고요하고 본질적인 자연 공간으로 제시됩니다. 이는 단순한 공간적 대비가 아니라, 시인의 세계관과 삶의 태도가 집약된 상징입니다. 특히 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 이라는 표현은 인간 사회의 불확실성과 끊임없는 변화, 그리고 그로 인한 피로감을 지적합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자연의 상징적 존재입니다. 산은 시인의 내면적 이상이자 정신적 귀의의 대상으로 기능합니다. '고요하고 너그러워 수하는 데다가 / 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이라는 구절은 산이 지닌 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인간이 본받아야 할 가치의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이러한 자연의 속성은 소란스럽고 경쟁 중심적인 인간 사회와는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산은 무욕과 절제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이러한 속세와 자연의 대조는 시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구조로, 독자는 자연 속에서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처럼 김관식은 자연을 단지 아름다운 풍경으로 소비하지 않고, 그 속에서 인간 본연의 삶을 찾고자 합니다. 이는 단지 시적 기교가 아니라, 삶의 철학이자 시인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입니다. 결과적으로 본 시에서 자연은 단지 배경이 아닌, 인생의 교사 역할을 합니다. 인간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 과도한 욕심, 경쟁, 불안정성을 넘어, 산의 속성에서 평화와 균형, 겸손과 절제라는 덕목을 발견하는 것이 이 시의 중요한 메시지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대조적 이미지를 통해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산의 상징과 철학
「거산호Ⅱ」에서 '산'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철학적 인간학적 상징성을 지니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김관식 시인은 산을 고요함과 겸허함의 결정체로 바라보며, 그 속에서 배울 점을 찾고자 합니다. 시의 중반부에서는 산의 여러 특성과 그로부터 얻는 삶의 교훈이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평생 산을 보고 산을 배우네 라는 구절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이는 단지 산을 바라보는 외형적인 행위에 그치지 않고, 산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삶의 자세로 삼겠다는 시인의 의지를 드러냅니다. 여기서 산은 교사이자 철학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고요함, 수용력, 인내, 겸손 등 산이 지닌 속성은 시인이 추구하는 삶의 핵심 가치입니다. '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이라는 표현은 특별히 눈여겨볼 만합니다. 여기서 보옥은 산이 지닌 가치, 즉 천혜의 자연환경, 수려한 자원, 신비로운 생태 등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산은 그것을 자랑하지 않고, 조용히 품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 사회의 과시적 소비와는 정반대 되는 철학을 제시합니다. 산의 겸허함은 인간이 잃어버린 절제와 겸손을 되찾도록 돕는 상징적 도구로 활용됩니다. 또한 그 품 안에서 자라나 거기에 가 또 묻히리니라는 표현은 시인의 인생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대목입니다. 자연에서 나고,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순환적 사고는 동양적 자연관의 전형이며, 인간이 자연과 불가분의 관계임을 인식하게 합니다. 이는 단순한 자연 회귀가 아니라, 삶과 죽음을 모두 자연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는 심오한 철학입니다. 산의 철학은 단순한 유유자적이나 자연 예찬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간 삶의 본질적 방향을 제시하는 가르침입니다. 예를 들어, 현대인이 겪는 스트레스와 불안은 대부분 경쟁과 비교에서 비롯되며, 이러한 속성은 장거리로 상징되는 속세에서 비롯됩니다. 반면 산은 그런 비교나 경쟁이 없는 고요한 세계로, 인간이 진정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줍니다. 현대 독자에게 있어 이 시는 단지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생활 철학의 지침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자신만의 중심을 잡고 살아가려는 이들에게, 산의 덕목은 일종의 내적 나침반이 됩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단순한 자연 친화적 메시지를 넘어, 삶의 철학을 내면화하고 실천하게 만드는 문학적 도구로 볼 수 있습니다.
현대적 의미와 적용
김관식의 「거산호Ⅱ」는 1970년대에 발표된 작품이지만,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 문제, 인간 소외, 정신적 고갈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이 시는 유효한 해답을 제공합니다. 이는 단지 '자연이 좋다'는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 자연을 통해 인간의 삶을 다시 구성하자는 철학적 제안이기 때문입니다. 내 이승의 낮과 저승의 밤에 / 아아라히 뻗쳐 있어 다리 놓는 산이라는 표현은 삶과 죽음을 잇는 다리로서의 산을 보여줍니다. 이는 인간이 자연 속에서 삶의 균형을 찾고, 그 끝마저도 자연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라는 순환의 철학을 내포합니다. 이는 오늘날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와도 연결되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위한 근본적 성찰을 유도합니다. 특히 네 품이 내 고향인 그리운 산아라는 구절은 현대인의 정신적 고향에 대한 갈망을 드러냅니다. 고향은 단지 지리적 장소가 아닌, 정서적 안정과 회복의 공간입니다. 도시화와 개인화가 가속된 사회에서, 많은 이들은 내면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합니다. 이 시에서 산은 그러한 역할을 해주는 공간으로 제시되며, 이는 현대 독자에게 치유의 상징으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점에서 「거산호Ⅱ」는 단지 문학적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의 생활은 단지 유행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실천이 됩니다. 특히 미니멀리즘, 슬로우 라이프, 로컬라이프 등 최근 부상하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이 시에서 말하는 자연 친화적 삶의 방식과 맥을 같이합니다. 또한 교육적 측면에서도 이 시는 훌륭한 문학 교육 자료가 됩니다. 자연에 대한 감사와 존중, 삶의 본질에 대한 사유를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며, 감성 교육과 윤리 교육을 병행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감각 과잉 속에서, 정적인 이미지와 절제된 표현으로 구성된 이 시는 감각적 피로를 해소해 주는 역할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는 정신 건강과 관련된 콘텐츠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인은 바쁜 일상과 경쟁 속에서 자주 자기다움을 잃어버립니다. 이 시를 통해 우리는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자아를 재정비할 수 있는 여유를 되찾게 됩니다. 산의 고요함과 겸허함을 삶에 접목시키는 것은 단순한 문학적 체험이 아닌, 실제로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김관식의 「거산호Ⅱ」는 자연을 통해 인간의 삶을 재조명하는 문학입니다. 이는 독자의 감성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삶의 방향성과 철학적 기초를 제공하는 정보형 콘텐츠로도 기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시를 단순히 감상하거나 암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삶 속에서 실천 가능한 가치로 전환하는 데 활용한다면, 그 의미는 더욱 확장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