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의 태평천하는 '천하태평춘'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다가 단행본으로 출간되면서 '태평천하'로 바뀌었습니다. 조선 사회의 부조리와 친일 세력의 위선을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당대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동시에, 해학과 풍자의 기법을 통해 인간 군상의 어리석음을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본 글에서는 태평천하 수업을 하면서 꼭 다루어야 할 주요 내용인 중심 사건, 풍자, 문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태평천하' 의 중심 사건
발단 : 윤 직원 영감은 인력거를 타고 와서는 그 삯을 깎으려고 하고 나이 어린 기생을 데리고 다니면서도 인색하게 굽니다.
전개 : 윤 직원 영감은 자신의 아버지가 구한말 시절에 화적들의 습격을 받아서 죽었던 집안의 내력을 가슴에 안고 일제의 권력과 결탁해 돈을 모으려고 합니다.
위기 : 아들 창식은 노름으로 밤을 새우며 가산을 탕진하고, 군수를 시키려던 손자 종수는 방탕한 생활에 빠져 많은 돈을 날린다.
절정~결말 :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었던 손자 종학이 사상 관계로 경시청에 피검되었다는 전보를 받고, 운 직원은 이런 태평천하에 와 종학이가 사회주의 운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노한다.
이 작품은 구한말 개화기에서 일제 강점기로 이어지는 우리 민족의 수난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일제 강점기의 대지주이자 고리대금업자인 윤 직원을 중심으로 그의 가족의 부정적인 면모를 그려 냄으로써 당대 사회의 모군과 중산 계층의 부정적 인물을 풍자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2. '태평천하'의 풍자의 대상
태평천하에서 채만식은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을 설정하여 그들의 위선과 어리석음을 풍자합니다. 특히 윤직원을 중심으로, 그 주변 인물들이 어떻게 몰락하는지를 통해 사회적 모순을 보여줍니다.
윤직원: 친일 지주 계층의 위선적인 삶
태평천하는 일제 강점기에 대한 윤 직원 영감의 현실 인식을 드러내는 말입니다. 작가는 식민 체제에 순응하고 협조하여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윤 직원 영감과 같은 친일 지주 계층의 위선적인 삶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는 조선시대의 봉건적 가치관을 고수하며, 새로운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그는 일본에 협력하는 친일 행위를 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이 조선의 양반이라는 명분을 앞세웁니다. 그의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는 채만식의 풍자적 시선을 더욱 부각시키며, 권력과 전통을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자들의 위선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습니다.
윤직원의 자식들: 개화기 사상가들
윤 직원의 아들 윤창식, 개화기 교육을 받은 세대이나 사회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향락에 빠진 무능한 부잣집 아들입니다. 윤 직원의 큰 손자 윤종수, 부친 윤창식과 마찬가지로 방탕한 인물입니다. 윤 직원의 둘째 손자, 작품 속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으나 윤 직원 집안의 붕괴를 촉발하는 인물입니다. 윤 직원이 가장 믿는 인물이었지만 기대와 달리 사상운동을 하는 식민지 지식인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자식들은 아버지와 달리 더 이상 전통적인 양반 문화를 고수하지 않고,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대조적인 설정을 통해 채만식은 일제강점기 조선 사회에서 몰락하는 양반과 신흥 친일 자본가의 갈등을 풍자적으로 그려냅니다.
3. '태평천하'의 문체
채만식은 문장을 단순히 비판적인 어조로 쓰는 것이 아니라, 유머와 해학을 가미하여 독자들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합니다. 그의 문장은 직설적이면서도, 독자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풍자
채만식은 태평천하는 구한말 개화기에서 일제 강점기로 이어지는 우리 민족의 수난 새대를 배경으로 친일 지주 계층을 풍자적으로 묘사합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그는 ‘풍자와 해학’을 주요 기법으로 활용합니다.
먼저, 풍자의 대상인 태평천하의 주인공 윤직원은 전형적인 수구적 인물로, 가문의 권위를 내세우며 시대 변화를 외면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그는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자신이 ‘양반’이며, 자신이 누리는 부귀영화가 영원할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 윤직원의 사고방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며, 오히려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합니다.
판소리 사설적 문체
태평천하의 서술 방식은 마치 구어체를 듣는 듯한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집니다. '~입니다, ~습니다' 등의 경어체는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면서 작중 인물에 대한 풍자와 조롱을 하는 판소리 사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체입니다. 서술자의 직접 개입 또한 판소리 사설과 비슷한 문체로, 독자와 등장인물의 중간에 서서 인물과 사건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판단을 드러냅니다. 윤직원의 언행은 과장되게 표현되며, 그의 행동은 독자들에게 우스꽝스럽게 비칩니다. 이러한 해학적 표현을 통해 채만식은 사회 현실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보다, 우회적으로 조롱하면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채만식의 문체적 특징 중 하나는 인물들의 대화를 활용하여 현실감을 높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채만식의 태평천하는 조선 사회의 몰락과 친일 세력의 위선을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으로, 풍자 기법과 문체적 특징이 돋보이는 소설입니다. 이 작품을 학생들에게 수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두드러진 특징을 잘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