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는 현실 인식과 사회적 실천성을 중시하는 참여 문학이 많이 창작되었습니다. 참여시는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현실에 대한 비판과 개혁의 의지를 담은 시를 의미합니다. 김수영(1921~1968) 시인 또한 1960년대 창작 활동을 해 온 시인으로 참여시를 주로 썼습니다. 특히 김수영 시인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바탕으로 사유를 통한 새로운 미래를 염원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김수영의 시는 개인적인 내면세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억압, 민주주의, 자유와 같은 거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그의 시 「사랑」, 「풀」,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를 통해 김수영의 참여시가 가지는 의미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랑」 – 사랑의 역설
이 시는 영원불변의 속성과 순간성이라는 속성을 동시에 지닌 모순적인 상태를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서정시에서 나타나는 가장 핵심적이고 보편적인 영역입니다. 하지만 김수영 시인의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성 중 낭만적인 속성보다는 사랑과 스 사랑의 주체 사이에서 찾을 수 있는 역설적 관계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화자는 '너'라는 존재로 인하여 사랑을 배웠습니다. '어둠'과 같은 부정적 조선에서도 '불빛'과 같은 긍정적 상황 속에서도 영원히 불변하는 사랑을 배운 것입니다. 그러나 2연에서 화자에게 변치 않는 사랑을 알려 준 '너'의 얼굴은 가변적이고 불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화자가 배운 사랑은 불변의 영원한 사랑인데 막상 그것을 가르쳐 준 존재는 흔들리고 불안한 대립적 관계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3연에서 화자는 사랑의 주체인 '너'의 열굴을 '번개'의 속성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번개는 형체가 있으면서도 금방 사라지고 또한 순간 밝았다가 어두워지는 모순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사랑이라는 시어의 의미는 남녀 간의 애정을 그러내는 보편적 의미로부터 사람마다 삶을 살아가면서 인지하고 깨닫게 되는 다양한 의미와 가치로 해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형식적 면에서는 도치 구문 및 반복과 생략, 의미의 대응 구조를 통해 사랑에 대한 화자의 깨달음을 표현하였습니다. 또한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시어를 사용하여 다양한 의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습니다.
2. 「풀」 – 민중의 생명력
김수영의 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풀」은 억압받는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풀'과 '바람'이라는 자연물을 통해 민중의 건강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그린 작품입니다. “풀은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라는 유명한 구절은, 억압 속에서도 끊임없이 다시 일어나는 민중의 힘을 상징합니다. 또한 오랜 역사 동안 권력자에게 억압받으면서도 질긴 갱명력으로 맞서 싸워 온 민중, 민초를 뜻합니다. 이와 반대로 '바람'은 풀의 생명력을 억누르는 세력, 민중을 억압하는 힘을 의미한다고 불 수 있습니다.
「풀」은 단지 자연현상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시대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참여시입니다. 1960년대 한국 사회는 4.19 를 겪으며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커졌지만, 다시 등장한 세력으로 인해서 여전히 민중들은 억압받는 현실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김수영 시인은 '풀'이라는 자연물을 통해 민중의 힘을 노래하며, 자유를 향한 염원을 노래했습니다. '풀'은 작은 바람에도 자신을 눕히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바람에 흔들려도 쉽게 꺾이지 않고 바람을 거스르며 일어나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대립적 시상 구조로 더욱 강조되고, 반복과 대구를 통해 리듬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상징적 의미를 지닌 시어를 사용하여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3.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 소시민의 자기반성
이 시에서 화자는 자신의 소시민적 행동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땅 주인, 구청 직원, 동회 직원'과 같이 가진 자, 힘 있는 자에게는 반항하지 못하면서 '이발쟁이, 야경꾼'과 같이 가지지 못한 자, 힘없는 자에게는 사소한 일로 흥분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커다란 부정과 불의에는 대항하지 못하면서 사소한 것에만 흥분하고 분개하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합니다. 또한 절정 위에서 조금은 옆으로 비켜서 있는 자신의 방관자적인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부끄러운 소시민의 삶을 살아가는 화자의 자조적인 태도가 시 전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특히 7연에서는 자신의 왜소한 보습을 작은 자연물과 대조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것은 자조적인 표현으로 자기 비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조적인 표현을 읽는 독자는 화자를 비난하기에 앞서 오히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시인은 이 시를 통해서 아무 부조리한 현실에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방관하는 지식인의 무능력과 허위의식을 이야기하며 자기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김수영의 시에 타나난 참여시의 내용을 알아보았습니다. 김수영의 시는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 속에서 어떠한 모습들이 있는지 사유를 통해서 파악하고 사회적 변화를 촉구하는 힘을 가진 참여시입니다. 참여시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회는 힘에 의해 좌우되며 억압하고 억압받는 세력은 있습니다. 이러한 것에 대한 문학적 저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